우주태양광발전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인공위성 및 태양전지기술, 로켓 발사체기술 등의 필요기술들은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상당한 수준의 기반이 마련된 상태다. 마이크로웨이브를 이용한 원거리 무선전력전송기술(Wireless Power Transmission, WPT)도 1960년대부터 연구되기 시작하였고 그 후에도 연구 개발 시험을 통해서 그 전송효율 또한 향상되어 왔다. 다시 말하면 우주태양광발전 시스템에 관련된 필수기술들은 어느 정도 우리 가까이에 와 있고 이들을 구체적으로 구현할 실용적인 개발 단계만 남아 있는 현황이다.
그림2. 태양광발전시스템 : 발전위성, 무선전송시스템, 수신용 렉테나
* 이미지출처 : NASA, JAXA, NSSO, ESA
우주태양광 발전의 경제성 확보방안
이제까지 우주 태양광 발전 시스템이 공론화를 거쳐 실제 개발로 진행되지 못하고 제안서로만 존재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천문학적 액수의 발사비용을 내릴 수 있는 방안을 찾지 못한데 있다.
큰 발전용량을 가진 거대한 크기의 발전위성 자체를 제작하고 조립하는데도 많은 비용이 들겠지만 이들을 우주공간으로 올리기 위한 엄청난 금액의 발사비용은 더 큰 장애물이었다. 현재 정지궤도에 5톤 정도의 인공위성을 올리기 위해서는 1억에서 3억 달러의 비용이 든다. 그렇다면, 현재의 1GW급 원자력발전소 1기의 발전량과 대등한 수준의 발전위성 1기의 무게가 적어도 1만 톤 정도는 된다고 보면 2000회의 로켓발사가 필요하다. 현재 시가로 최소 발사비용인 1억 달러만 잡아도 발전위성 1기당 총 2000억 달러의 발사비가 산출되니 시작부터 경제성부족이라는 큰 난관에 봉착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상황을 반대의 논점으로 바라보면 낙관적인 해답이 바로 나올 수 있다. 즉 현재의 고가의 개발비와 제작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찾으면 해결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이제까지의 로켓발사체개발은 대부분 군용 미사일 개발기술을 전용하는 형태이었거나, 미국의 유인 달착륙을 위한 아폴로 프로그램처럼, 국가 정책방향에 따라 금액 신경 쓰지 않고 무한정의 예산을 성공적인 개발이라는 목표만으로 개발이 진행되어 왔다. 그러니 경제성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과 소련이 벌인 체제 우월성을 보이기 위한 경쟁적인 우주개발 이후에야 본격적으로 발사체를 개발한 유럽, 일본 등의 후발주자들도, 미국의 개발비용을 토대로 해서, 손쉽게 국가로부터 예산을 받아낼 수 있었으니 저렴함을 목표로 쓸데없이 애쓸 필요가 없었다. 또한, 1회용 발사체는 발사 후 3분에서 길어야 10분정도 만 버티면 바다로 버리는 로켓 부품들인데도 실패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자 본능적으로 과도한 수준의 고급 부품들을 쓰고 있기도 하다. 어느 나라나 국민 세금을 들여 개발한 물건인 로켓이 발사에 실패하게 되면 당연히 각종 조사, 감사가 뒤따르고 누군가는 책임져야 할 것이니 결국 관련연구자는 아주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도 있을 것이고……
세계최초로 민간 자본으로 정지궤도 위성 발사용 로켓(즉, 발사체) 팰컨9을 개발한 SpaceX는 단 3억 달러만으로 그 목표를 이루고 있다. SpaceX는 팰컨9 개발 시에 가능한 한 시장에서 구할 수 있는 기존부품을 쓰고 하청, 재하청을 통한 비용증가 요인을 제거해 최저 비용의 발사체 개발에 성공했다. 저렴한 로켓이라 많은 사람들이 성공적인 발사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바라보았지만, 지금까지 시험발사부터 18회 동안 연속 발사성공을 이루었다. 최근에 한번 실패하였지만 그래도 95%에 가까운 성공률이다. 천문학적인 국가의 예산지원을 받아 개발한 경우에도 시험발사부터 시작해서 이러한 대단한 성공률을 거둔 적은 없었다. NASA당국자도 실토했다. “만일 팰컨9을 NASA가 직접 주관해 개발했더라면 최소 36억 달러는 들었을 것”이라고.
SpaceX의 Elon Musk는 전 세계에 경제성확보라는 대 명제 아래서 발상 전환을 이룬다면 발사체 사업에서도 개발비만이 아니라 대당 양산가도 드라마틱하게 낮출 수 있다는 것을 보였다. Elon Musk의 목표가 1회 발사비를 10분의 1로 낮추기이기 때문에 재사용 발사체 개발 등 비용 낮추기 위한 노력을 현재에도 계속하고 있다. 게다가 우주태양광 발전 사업이 시작되면 대량의 발사체 수요가 있을 것이기에 발사체의 제작 단가를 줄일 수 있는 더 많은 요인이 생겨나 1회 발사비용을 현재의 10분의 1 이하로 줄이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본다.
그림3. SpaceX사의 로켓엔진 조립라인 : 대량생산을 통한 원가절감 가능
대한민국의 저렴한 발사체 개발방안
우주태양광발전 구상의 경제성 확보를 위해서는 1회 발사 무게는 3-4배 증가 되면서 발사비용은 현재의 10분에 1정도로 감소될 수 있으면 가능하다고 본다. 예를 들어, 현재의 팰컨9의 1단보다 추력을 좀 증가시킨 팰컨헤비 형태의 1단을 확보한 후 2단 추력은 2배 정도 증가 시키면 정지궤도 안착 가능한 탑재체 무게가 20톤 정도로 커질 수 있다. 대량 생산 기술을 최대로 적용하면 양산 제작비가 크게 줄여질 수 있어 1회 발사비용이 최대 1000만 달러(즉, Kg당 500달러 수준의 발사비)정도로 충분히 내려갈 수 있을 것이고 그러면 우주태양광사업은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가격경쟁력이 있는 발사비용이라는 면에서는 대한민국은 매우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현재 대한민국은 2조원의 예산을 들여 고유설계 발사체를 자체 개발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상업용 발사체 개발에 국가적으로 거금을 투자하고 있는 거의 유일한 국가이다. 이러한 국가의 지원을 토대로 SpaceX의 발사체 제작비용, 감소 방안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우리의 발사체 개발 사업에 적용하면 충분한 경쟁력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형발사체는 SpaceX사의 성공적인 팰컨 로켓과 아주 유사한 기술적 제원을 가지고 있다. 저렴한 소형 석유연료 로켓엔진을 기반으로 하여 1단에 여러 개 묶어 큰 추력을 달성하고 2단에도 같은 엔진을 사용함으로 해서 대량생산을 통한 가격의 저렴화가 가능한 설계구조다. 차이는 우리의 한 개 엔진추력이 SpaceX의 멀린(Merlin) 엔진 보다 좀 더 크다. 우리가 이 발사체를 설계 개발 단계에서부터, 가격경쟁력이 있어야 한다는 절박한 당위성을 가지고, 개발에 매진하여 너무 늦지 않은 시기에 자체기술의 로켓을 완성한다면 대한민국이 우주기반 태양광 발전 사업에서 발사체 공급의 주도적 국가도 될 수 있다는 논리이다.
우주기반 태양광발전 시스템 구축에는 매년 조 달러 단위의 투자가 필요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미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관련 연구 개발 투자로 매년 2조 달러 가까이 쓰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투자금액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있다. 경제성과 당위성이 설득만 된다면 실제 투자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얘기다.
미래에 우주태양광발전 시스템이 확보가 되면 현재 다른 에너지원을 사용하고 있는 분야들도 사용하기 편한 전기 에너지 사용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난방, 취사, 자동차 등의 운송 수단들이 그 대표적인 분야다. 그러면 세계 전력에너지 시장은 5조, 10조 달러이상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고 이의 80-90%를 우주 태양광 발전으로 충당한다고 가정한다면 아마 오늘날의 전자, 자동차 산업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거대한 미래 산업 분야가 될 것이다. 아마도 세계 각국이 생존과 번영을 위해 각축을 벌이는 산업분야의 주요 접전지가 될 것이 아니겠는가?
우주태양광 발전 시스템 관련 대한민국의 기술 경쟁력
이제 대한민국이 이 엄청난 미래의 세계에너지 시장에서 일익을 담당할 수 있도록 되기 위해선 누구보다도 먼저 필요한 기술들의 개발에 앞장설 준비를 해야 한다고 본다. 전 세계 초대형 석유메이저들과 강대국들이 선점해 버리면 우리의 입지가 무척 좁아질 수 있다.
이 우주태양광발전 기술 확보는 어떻게 보면 우리 대한민국을 역사상 처음으로 무한대의 풍부한 에너지자원을 보유한 국가로 변화시킬 수도 있다. 이제까지는 작은 크기의 나라에다 석유, 천연가스는 애당초 없고 석탄도 너무 깊은 곳에만 남아 있어 목숨 걸고 캐야 하는 상황이 아니었던가? 좁고 높은 산이 적은 국토라서 수차가 크지 않아 수력자원도 빈약한데다 지상태양광은 여름에는 장마로 하루 몇 시간 발전도 힘들어 시설비 건지기도 힘든 형편이다. 풍력 발전을 위한 바람도 지속적으로 적정한 설계 속도로 부는 곳이 별로 없어 설치해 놓은 풍력발전소들도 국가 지원 끊기면 지속적인 운영이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다른 부존자원들이 풍부해서 국내에는 없는 에너지원을 충분히 사올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뾰족한 부존자원도 없는데다가 식량 자급률마저도 형편없이 낮은 나라에서 이 많은 인구가 먹고 사느라 얼마나 허둥대며 살아 오고 있는가? 이런 상황이니 우리 후대들의 미래 생존을 생각하면 항상 가슴이 답답하고 불안한 게 사실이다.
그래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현재는 무주공산의 에너지원인 우주태양광 발전의 가능성을 능동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우리가 우주에서 태양에너지를 가져올 수 있는 기술만 확보한다면 이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거대한 세계 에너지산업 분야에서 주요한 플레이어가 될 수도 있다는 확신을 가지자.
우리가 이 미래 기술에 적극적인 투자를 선행하면 태양광발전위성, 위성의 궤도 운반용 로켓, 무선 전력 수신용 렉테나 시스템 공급운영 등으로 대표되는 엄청난 크기의 세계시장에 진출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 어쩌면 우리 국민 30-40%가 이 분야에 종사하면서 번영을 누리게 될 수도 있다. 우리가 궤도에 올려놓은 발전 시설로부터 국내의 에너지를 충당하게 될 뿐만 아니라 남는 전력에너지를 직접 혹은 수소연료 등의 형태로 변환해서 판매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전력이 아주 풍족해지면 자동차를 위시한 대부분의 운송수단은 전기를 활용하게 될 것이다.
대한민국도 우주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위한 주요기술인 태양전지 기술, 무선송신기술은 어느 정도 기반을 가지고 있다. 기존에 진행 중인 태양전지 고효율 기술 개발을 상용화, 실용화 관점으로 더욱 연구하면 세계정상 수준의 수직 계열화된 국내 태양전지 산업체와 합심해서 충분히 경쟁력 있게 될 것이다. 무선 전송기술 개발도 전송효율 개선을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 원거리 전송 효율을 높이기 위한 연구에 덧붙여 pilot위성을 통한 무선전송 시스템의 효율을 검증하는 등의 실용연구도 시작돼야 한다고 본다.
지금 우리는 앞으로 다가올 우주태양광발전이라는 미래 비전에 국가 차원의 지원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멀지 않은 미래에 적도의 공해상에서는 수백 척의 해상 로켓발사선이 하루에도 수십 번씩 우주로 발전위성 모듈들을 쏘아 올릴 것이다. 이를 위해선 매년 수십만 개의 저렴한 로켓엔진이 자동차엔진처럼 대량 생산되고 이를 토대로 저렴해진 발사비용에 힘입어 우주로 올려진 수많은 발전위성의 부품 모듈들이 우주에서 로봇기술을 이용하여 조립될 것이다. 전기, 전력 기술, 전자 IT기술, 기계기술, 정밀제어기술, 첨단재료기술, 로켓 발사선을 위한 조선기술, 그리고 이들을 집대성하는 우주기술 등이 새로운 세상의 주역이 될 것이고, 이는 대한민국 그리고 전 세계에 수많은 일자리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20-30년 후, 아니 더 빠르게는 10년 후에는 전 세계의 산업분야들이 우주 태양광 발전과 함께 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림4. 우주태양광 발전위성 구상도
더욱이 우주태양광위성들이 본격적으로 정지궤도에 배치되기 시작하면 부가적인 활용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우선 정지궤도에 무한한 전원을 가진 거대한 크기의 위성이 올라가 있으므로 현재의 통신, 방송, 기상, 해양관측용 정지궤도 위성들의 임무를 완전히 대치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훨씬 정밀하고 강력한 성능의 카메라를 크기, 무게의 제약 없이 거대한 발전위성은 수용할 수 있기에 현재의 대부분의 관측용 저궤도위성의 역할도 상시적으로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거대한 위선 본체에는 장기적인 우주궤도 체류를 위한 우주호텔도 설치 가능해져 본격적인 우주 관광의 문이 활짝 열리게 될 것이고 풍부한 전력자원을 활용한 우주공장도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당연한 수순으로 우주탐사를 위한 전초 기지화도 가능해질 것이다.
이 우주태양에너지는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으로, 우리가 지금부터 노력만 한다면, 무한대로 가질 수 있는 자원이다. 여기에는 국가 면적이 작다는 것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미 우주태양광산업의 기반이 되는 제반 기술도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와 있다 하지 않는가? 조금만 미리 미래를 향해 준비하고 움직인다면 세계적인 수준으로 도약 할 수 있고, 어쩌면 우위를 점할 수도 있다.
미래의 한국도 계속 전자 IT, 자동차 등의 산업 경쟁력만으로 버틸 수 있을까? 50년 100년 후는 우리 죽은 후니까 나도 모르겠다. 뭐 어떻게 되겠지 하고 살 수도 있다. 그러나 미래를 전망하고 비전을 만들어 한국의 먹거리는 무엇이 될지 심각히 고민하고 준비해야 하는 것이 다음 세대를 위해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의 임무이자 의무가 아닐까?
그림5. 적도 공해상에 배치될 발사체 조립선 및 해상발사선
에너지 문제는 한국뿐 아니라 당장 전 세계 누구에서도 가장 중요한 이슈이다. 인류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이니까. 우리나라만 피하자고 한다고 피해질 수 있는 일도 아니다. 휴대폰, 자동차 등은 정 어려우면 없이도 살 수 있다. 그러나 에너지는 바로 생존이기에 포기하는 것은 바로 죽음을 의미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기에 한국인의 장점을 살려 우리는 이런 미래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가자는 것이다. 50년, 100년 뒤의 한국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미래의 기술을 선도할 필요가 있다. 우주 기반태양광발전이 결코 먼 미래의 이야기는 아니기 때문이다.
서울대학교 기계항공공학부
교수 김승조
이 처럼 우주강국들은 미래를 내다보고 새로운에너지를 우주에서 찾고있다. 한국또한 새로운에너지를 지구에서만 찾을것이 아니라 우주로 우주로 나가야 할것이다. 그러자면 지금보다 많은 정부의 투자와 관심이 필요하다.